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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유 생활정보

[자궁근종수술후기] 자궁근종 수술 당일_입원 2일차(수술 오후)

 폭풍 같았던 오전이 지나서 오후가 되었다. 목이 마르지는 않아 물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수액 때문인지 때가 되면 화장실에 가야 했다. 무통 주사 누르고 엄마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 화장실에 몇 번 갔다 오니 복통 외에 다른 근육통은 사라졌다. 엄마는 점심에는 정신이 없어 보호자 식사를 신청하지 못했고 저녁에 보호자 식사를 신청해서 병실에서 식사하실 수 있었다. 환자식과 달리 보호 자식은 소화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 영양 발란스도 좋아 보이고 맛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물론 나는 수술 당일 금식이다.

수술 후 첫 진료

 오후가 되고 교수님께 진료받았다. 내 기억으로는 6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교수님께서는 수술 잘 됐다고 걱정을 덜어주셨다. 피 주머니와 수술 부위 확인을 하시고는 오늘은 절대 안정을 취하고 내일부터는 열심히 걸어보자고 하셨다. 궁금한 게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후기를 많이 읽고 가서 그런지 정말 궁금한 게 없었다. 잘 되겠지, 뭐. 알아서 잘 챙겨주셨겠지. 하루 종일 수술 하시고 진료하셨을 텐데 지친 기색도 없이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다.

수술 직후 진료

 입원이 생의 처음이라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아 본 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간호조무사 선생님이 내뿜는 친절의 기운이 감사했다. 내가 받는 건 대면 서비스이지만 의료 서비스 아닌가. 친절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었는데, 다들 친절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 

또다시 호흡 그리고 호흡

 묘하게 숨을 쉬는 게 불편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전신마취로 폐가 쪼그라든 상태라 그런 것 같았다. 폐를 펴주기 위하여 깊게 들이마셔야 하는 데 배가 아프니 의식적으로 깊게 들이마시는 건 무리였다. 대신 길게 내쉬면 자동으로 들이마시게 되니 길게 내쉬려고 노력했다. 코로 숨 쉬는 건 호흡을 길고 깊게 할 수 없어 개구호흡을 할 수밖에 없었다. 1인실이 감사한 순간이다. 다들 환자이니 호흡소리에 잠 못 들까 눈치 보여서 호흡도 적극적으로 못 했을 것이다. 내가 들어도 시끄러워 천사 같은 엄마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다.

수술 부위는 아프고, 정맥주사 부위는 혈관 통이 있고, 숨도 편하게 쉬질 못하니 잠에 들지 못했다. 겨우 잠이 들다가도 숨이 막혀서,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중간에 깨고 다시 호흡했다. 깊은 잠을 자는 건 무리였다. TV와 함께 밤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