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수술후기] 자궁근종 수술 당일_입원 2일 차(수술 직전)

 전날 12시가 넘어 잠이 든 것 같은데 일어나 보니 새벽 3시였다. 다시 자려고 노력해 봤지만 잠이 들지 않았다. 수술 당일에는 병원 내에 보호자가 대기가 필수이므로 8시 수술에 맞추어 새벽 6시에 엄마가 병실에 도착했다. 간호사께서 체크를 하시면서 7시 30분경 이동 예정이라고 하셨다.

 

수술실 이동

 속옷을 벗고 환자복만 입은 채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수술방 이동 시간이다. 입술이 마른다는 후기를 많이 읽었으므로 다시 한번 립밤을 잔뜩 바르고 병실 밖으로 나섰다. 

 병실 앞에는 수술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이동 침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수술방으로 직접 걸어가는 줄 알았는데 병실 바로 앞에 준비되어 있으니 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동 침대에 누워 수술방까지는 보호자와 함께 이동할 수 있었다.

 수술방 앞에서 엄마와 헤어졌다. 드라마에서 보던 바로 그 장면이다. 처음 겪는 전신마취 수술이라는 생각에 이동할 때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지니 새삼 내가 처한 처지가 생경했다. 

수술 대기실

 수술방 문이 열리고 바로 수술실로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대기실이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본 시선에서는 수술방으로 통하는 문이 바로 앞에 보이고, 그 문을 왔다 갔다 하며 의료진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옆에는 산모가 있었고, 커튼으로 격리되어 있었다. 조금의 대기 시간이 지나니 간호사께서 본인 확인, 수술 모자 착용, 로봇 수술을 위한 가슴, 팔목, 이마 등에 전극 붙이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곧 마취과 교수님께서 한 번 더 치아교정, 보철, 레진 체크 등 상태 확인을 하시고 부작용을 포함한 전신마취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환자가 불안하지 않게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다독여 주셨다. 전신마취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하고 무통주사 동의도 이때 작성한 것 같다. 드라마 속에서는 수술하러 가는 장면과 하고 나오는 장면만 있거나 의사나 보호자 시선에서의 화면 구성이 대부분이었다. 수술대기실 풍경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중에 퇴원하게 되면 꼭 이 장면과 이 과정을 기록해야지 다짐했다.

수술실

 수술 대기실 문이 열리고 복도에 들어서니 여러 수술실이 있는 것 같았고 바로 로봇 수술실에 들어섰다.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수술실과 달랐다. 수술 테이블이 있고, 조명과 수술기구가 있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거대한 모니터들과 기계들이 보였다. 역시 다빈치 로봇 수술은 뭐가 달라도 다른 최첨단 수술이구나, 하고 감탄했다. 이동 침대에서 수술 테이블로 엉덩이와 몸을 살짝 들어 이동하였고, 주치의 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눴다. 본인 확인 및 수술 방법과 수술 부위 확인을 마치고 낙상 방지를 위하여 양팔을 고정하고 나니 팔이 내려간 미묘한 모양의 십자가 모양으로 묶인 듯한 느낌이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수술 준비 과정에서 꼼꼼히 이불을 덮어 주시고, 최대한 보이지 않게 수술 준비 마치는 환자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배려해 주셨다. 사려 깊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했다.

 수술 테이블 위에서 정신없이 수술 준비를 하는 와중에 마취과 교수님이 산소 호흡기를 입 주변으로 왔다 갔다 하시는데 오묘한 약품 냄새가 났다. 전날 너무 긴장에서 잠을 자지 못한 탓일까? 막상 수술 앞두니 긴장이 풀린 탓일까? 산소 호흡기가 착용이 완료된 것도 아닌데 그것만 맡아도 잠이 들 것 같았다. 산소 호흡기를 언제 착용했나 싶게 마취가 완료되었다.